[환경칼럼] 지붕형 태양광에 주목한다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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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SK에코플랜트가 베트남에서 현지 지붕형 태양광 전문기업체와 손잡고 250㎿ 규모의 지붕형 태양광 사업을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한국의 대기업이 국내가 아닌 외국에 이렇게 대규모의 재생에너지 건설 사업을 한다는 소식에 한편으론 반갑지만 또 한편으론 씁쓸한 마음 금할 길 없다.
정부가 재생에너지 확대에 소극적인 입장을 취하면서 국내 재생에너지 기업들은 국내 생산을 축소하고 해외 생산을 늘리는 방향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하는데 이러한 측면에서 성사된 사업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 탓이다.
참고로 우리나라에서는 전기를 가장 많이 소비하면서 RE100을 표방하고 있기도 한 삼성전자와 현대제철, 현대기아차 등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기업체 산업단지 지붕 그 어디에도 아직 태양광이 설치된 사례는 없다.
국내의 산업전기가 워낙에 저렴해서 굳이 돈 들여 재생에너지 발전 설비를 건설할 필요가 없다는 자본의 논리에 따른 것으로 보이지만 적어도 RE100을 표방하는 글로벌 기업이라고 한다면 그린 에너지 전환에 솔선수범하는 태도를 보여야 기업윤리에 부합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앞선다.
SK에코플랜트가 베트남에서 계약한 사업은 이른바 지붕형 태양광 사업이란 것이다. 한마디로 지붕에 태양광 패널을 설치하는 사업으로 지붕형 태양광은 주로 아파트 옥상 같은 도심의 건축물 그리고 산업단지의 공장 건물, 규모의 주차장 등에 설치하는 신재생에너지사업이다. 건물 지붕에 패널을 설치하는 분산형 발전 방식으로, 별도의 부지 확보가 필요 없고 입지 규제에서도 자유롭다.
한국산업단지공단의 자료에 따르면, 전국 산업단지의 지붕형 태양광의 기술적 잠재량은 14.46GW에 달한다. 이는 국내 전체 발전설비용량(2021년 기준) 대비 10.8%에 달하는 규모다.
공장을 비롯해 모든 건축물로 범위를 넓힐 경우 2050년 시점에서 건물에 설치 가능한 태양광 설비는 옥상 면적 25% 사용을 가정할 때 145GW에 이른다. 신형 원자력발전소 1기의 전력생산량이 1.5GW 가량이니 산술적으로 계산하면 원전 100기의 전력 생산량에 버금가는 양이다.
평균 이용률을 15.38%로 가정하고, 2050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되는 태양광 모듈 효율 34%를 적용하면, 국토의 1.5%에 불과한 옥상 면적의 일부만 활용해도 국내 총발전량의 상당 부분을 충당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오기도 한다.
더욱이 건물의 지붕은 해상이나 산지 풍력의 경우나 농지 태양광 시설과 달리 이미 개발된 곳이라 환경 파괴 문제가 없다. 특히 공장 지붕은 기존에 사용 가치가 없던 곳이었는데 태양광 발전시설을 설치하면 전력 판매 수입이나 임대 수익을 추가로 기대할 수도 있다.
삼성이나 SK같은 RE100에 참여하는 글로벌 기업의 공급망에 속한 기업의 경우 전력의 탈탄소화를 요구받는 상황에서 공장 건물의 지붕형 태양광은 매력적인 선택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설치도 편리해서 지붕형 태양광은 하중을 견딜 수 있는지 안전진단을 거친 후, 공장의 오래된 지붕 위에 새 지붕을 덧대고 그 위에 태양광 패널을 붙이는 방식이면 끝이다. 철거가 필요 없어 공장을 멈추지 않아도 된다.
이렇듯 지붕형 태양광은 공단의 유휴부지를 활용해 재생에너지 발전시설을 설치하는 것만으로도 여러 이득을 누릴 수 있음을 보여준다. 지형적 요인으로 우리나라에서 태양광 비중을 늘리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지만 영농형, 건물일체형 등 유휴공간을 활용해 태양광 발전이 이뤄지는 지붕이나 유휴부지 태양광 사업은 문제가 없다.
산업화 이전보다 지구 평균온도가 1.5도 오르는 상황이 2040년 이전에 도래할 것이라는 예측이 지배적인 가운데 1.5도는 ‘기후재앙’으로 치닫는 시작점이다. 1.5도 상승까지 남은 탄소의 누적 배출량은 400~650GT(기가톤)으로, 전 세계 연간 배출량을 고려하면 남은 시간이 고작 3년뿐이다. 그래서 ‘2050년 넷제로(탄소중립)’는 국제사회의 주요 목표가 됐다.
태양광 시설은 환경을 파괴하지 않고, 대형사고의 위험성도 없다. 화재의 위험성을 지적하기도 하지만 이 또한 일반적인 범위를 벗어나지 않는다. 설치가 편리할 뿐 아니라 설치와 유지 관리라는 비용면에서도 굉장히 경제적이다.
원자력의 경우 폐기물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에 대한 고민이 있어야 하고 오염이 됐을 때 누가 책임을 질 것인지의 문제도 있다. 재처리를 하지 않을 경우 핵발전 연료가 상당히 빠르게 소진될 수도 있다. 무엇보다도 후쿠시마 원전사고와 같은 초대형 사고의 위험이 늘 상존한다.
하지만 재생에너지, 특히 태양광은 그러한 문제로부터 자유롭다. 뿐만 아니라 전적으로 수입에 의존하는 기름을 사지 않아도 된다는 점에서 무역수지 개선에 큰 효과를 누릴 수도 있다. 기후재난에도 대응할 수 있고, 공기가 더 깨끗해질 수 있다. 도시를 사람들이 더 잘살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 수 있고, 아이들이 더 건강할 수 있다. 모든 걸 떠나서 이것만으로도 좋지 아니한가.
출처 : [환경칼럼] 지붕형 태양광에 주목한다 (2) < 칼럼 < 오피니언 < 기사본문 - 천지일보 (newscj.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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